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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이 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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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8시경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앞 도로로

검증 벤츠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들어왔다. 이 차량은 맨 오른쪽 5차로가 아닌

4차로에 차를 세웠다. 청사 앞에는 `주차금지` 팻말이 줄지어 있었지만 5차로에는 이미 차들이

빽빽이 주차돼 있었기 때문이다.

 

벤츠 차량에서 내린 남자아이는 트렁크에서 여행용 가방을 꺼낸 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이 양 옆으로 차량 여러 대가 스쳐 지나갔다. 부모도 차에서 짐을 내리느라 도로 한복판에 선 아이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는 듯 보였다. 아이가 서 있던 4차로는 이틀 전인 10일 택시운전사 김모 씨(48)가

과속으로 달리던 BMW 차량에 치인 바로 그곳이었다.

사고 지점 옆 청사 벽면에는 당시 BMW 차량이 남긴 검은색 충돌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김 씨는 이 사고로 닷새 째 의식불명 상태다.

 

● 도로 한폭판에서 짐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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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BMW 과속 충돌 사고 이후 공항 내 교통안전 부실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항 청사 앞 도로는 일반도로와 똑같이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짐을 내리거나 급한 마음에 과속이 만연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12일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앞 도로를 살펴본 결과 도로 진입 전 제한 최고속도

시속 40km를 준수하는 차량이 드물었다. `절대감속`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무색했다.

김해공항은 국제선 청사를 지나야 국내선 청사로 갈 수 있는 구조인데 목적지별로

차로가 구분돼 있지 않았다. 출장으로 김해공항을 자주 찾는 박모 씨(28)는

"과속단속 장비가 없어 속도제한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앞에서는 3차로 한복판으로 10여 명의 사람들이

자주 쏟아져 나왔다. 호객행위를 하는 주차대행업체 직원들과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었다. 김포공항은 김해공항처럼 차종별로 도로가 구분돼 있지 않았다.

한 차로에서 일반 승용차와 택시, 버스가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수시로 뒤엉켰다.

인천국제공항은 택시 전용 승하차장과 차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한 흰색 아우디 승용차는 청사 바로 앞인 3차로에 차를 세운 뒤 10여 분 넘게 정차했다.

남성 운전자는 트렁크에서 캐리어 2개를 꺼내 아이와 딸에게 전한 뒤 한 명씩 포옹을 했다.

이들 옆으로 차들이 빠른 속도로 밀려 들어왔다. 이 남성 운전자는 가족들을 공항 안으로

들여보낸 뒤에도 차를 세워둔 채 휴대전화로 한참 통화를 했다.

 

공항 측은 승객 편의를 위해 도로 맨 오른쪽 차로에서 잠깐 동안의 정차를 허용한다.

하지만 `하차 즉시 출발`이 원칙이다. 다른 차량들이 이용할 수 있게 공간을 빨리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우디 차량이 3차로를 점유하고 있는 사이 다른 차량들은 도로 한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세워야 했다.

 

공항3.jpg

 

● 모두가 손놓은 공항 내 교통안전

 

공항 내 도로는 구조가 복잡해 사고 위험이 높다. 제한최고속도를 20~40km로 둔 이유다.

도로 이용자는 과속과 음주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단속이 되지 않는다.

단속 주체는 경찰이지만 도로와 시설물이 공항청사 소유여서 경찰이 수시로 드나들기에 부담스럽다.

 

인천과 김포공항은 전담 경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김해공항 등 나머지 공항은

지역 경찰에 단속을 맡긴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운전자들의 과속, 불법 주정차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올 1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앞에서는 정류소를 지나친

셔틀버스가 무단으로 후진해 주차관리직원을 치여 숨지게 한 사고도 있었다.

 

본보가 이달 전국 공항 음주단속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인천공항만 월 2회 단속할 뿐이었다.

김포공항경찰대 관계자는 "수학여행이 많을 때에는 학교 요청으로 불시에 버스기사를 대상으로

단속을 하지만 음주측정기가 없어 인근 경찰서에서 빌려온다"고 말했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항 내 도로는 지속적인 교통안전 관리가

필요하지만 경찰과 공항공사는 전담 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시설물 설치와 단속 등을 통한

공항 내 도로 안전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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